오묘하게 빛나는 달빛, 그 위에 새기는 나의 고백. 한 자 한 자 줄여 나열하면 비로소 슬픔이 찾아온다. 나는 나의 슬픔을 누릴 테니 달빛은 그저 밝게 빛나라.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 그 속 달빛의 눈물조차도 품어두고 살겠다.
흐드러진 숨소리에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맴돌던 궤도는 어느샌가 찌그러져서는 제 모습을 잃었는데도, 어째서 나의 행성은 모두 그대로인가. 우주 속을 누비는 너의 숨소리는 다만 떨림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 자취를 따라 나는 또 깨끗한 먼지를 흩뿌린다. 언젠가 너의 궤도 언저리에 나의 흔적들을 발견하거든, 단지 작은 숨소리를 내어 다오. 우주에서 들릴 리 ...
아주 날카롭고 뾰족하더랬다. 툭 툭, 겁도 없이 손가락 끝을 누그러뜨리다가 크게 혼나면서도 행동은 멈추지 않았더랬다. 홀로 선 가싯잎이 이다지도 아플수 없었다. 내가 아닌 그 마음이, 빗물을 온전히 받아내는 솔잎이 너무나도 아파서 날카로운 주제에 아닌척 쓸쓸한 마음이 나를 아프게 해서 툭 툭, 겁도 없이 손가락 끝을 누그러뜨리다가 꼬옥 감싸쥐어 빗물을 온전...
즉흥적이었다. 그것은 왜인지 모르겠고 또 기묘한 일이었다. 무언가에 홀린듯 다가가 성큼, 당신의 앞에 서서 눈을 마주친다는 것. 행위의 결과는 생각없이 그저, 나를 위한 행위. 다가서기 위한 발진. 스스럼 없이 입을 맞추는 순간, 산산이 부서진 짝사랑이었다. 너무나도 즉흥적인, 더할 나위 없이 사랑, 텅 빈 마음의 극치.
나는 오늘 별을 샀다. 달만한 바구니를 짊어지고, 제 모습을 감추는 해를 벗 삼아 그 먼 길을 걸었다. 우르르, 맴돌듯 굴러다니는 상처 문드러진 별 하나. 그 안에서 사무치게 그리운 나의 사람들이 울고 있다. 아리듯 저려오는 가슴을 붙잡고 그 별을 투명히 담았다. 상처 투성이로 울고 있는 아름다운 별에게, 내가 대신 속절없는 시간 동안 그 속에 갇히겠노니 ...
표현하자면, 어두컴컴한 밤 곳곳을 밝히는 가로등 수 만큼이나 사랑한다고 했다. 당신을 향한 나의 눈길만큼이나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랬다. 부쩍 따수워지는 계절에 고개를 쳐드는 잎새들 조차 혀를 내두를만큼 내 마음이 그러하다고. 쳐진 울타리를 기어이 넘어보겠다고 바득바득 우겨댄 나의 사랑만큼. 가늠할 수 없을 거야, 딱 그 만큼이었다고.
되풀이되는 글에는 의미가 있다. 아이의 손에 탈출한 글귀들은, 매만지면 오탈자 아프게 번진다. 무엇이 예쁜 줄 몰라 편견 없이 써 내린 시에 종이 색감 마저 바랜지도 모른 채. 오탈자 하나 없이 써 내린 나의 저장소. 부디, 버리지 마라. 글귀들이 헌 종잇장 받침 삼아 아프게 운다.
이 세상의 모든 '나'라는 존재들은 '나'를 선물받았다. 그러니 다른 존재를 미워도 말고 증오도 말고 오로지 '나'를 사랑하라. 그것이 크나큰 선물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의자 예의이다.
나로 하여금 그것이란 파리지옥과도 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파리를 단번에 앗아간 그것은, 마침내 나의 시간까지 잠식하고 말았노라. 그 속에서 나는 다만 파리의 다리 수를 의미 없이 반복해 세고 있었고, 급기야는 나의 시간까지 세고 말았노라. 그토록 많은 시간은 감히 세어볼 수 없는 무서운 숫자였노라, 말할 수 있기를. 깊은 어둠의 생각. 도수 높은 안경...
빛바랜 종이에 펜을 녹아냈습니다. 끼익, 소리내는 문에 밝은 눈빛을 건네었고요. 짧게 셔터 소리를 내는 카메라를 몇번 툭 툭 쳐보다가, 짐짓 노려봄을 멈추고 푸스스 웃었습니다. 나의 감성을 닮아 바랜 그 편지에, 나는 연필을 깎고 시작했습니다. 스윽 써내려가는 기분 좋은 소리에 바람이 살랑 불어옵니다. 편지에 눈물이 툭툭- 사랑이 툭툭- 감정이 교차하던 것...
눈물 자국, 설움에 지쳐 진해지는 듯 했다. 짙게 빠진 멍에, 불쑥 나타나 제 몫인 듯 차지했다. 자국과 자국이 한데 뒤엉켜 유치한 자리 싸움. 새까만 열병이 정신을 연소시켰다. 멍에가 고독 조차 먹어치우듯, 까맣게 그을린 자리. 결국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 손 뻗어 차지한 잿가루만이 남아 짙게 빛나는 회빛깔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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